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수요집회를 통해 모인 성금의 사용처가 불투명하며 한일 위안부 합의금 10억 엔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을 작심하고 비판했습니다.
▶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당선인의 진실공방
- 이용수 할머니는 수요집회를 통해 모인 성금의 사용처가 불투명하며 한일 위안부 합의금 10억 엔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고, 이에 대해 정의기억연대 측의 윤 당선인도 할머니의 “기억이 왜곡됐을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내용
- 이용수 할머니는 7일 오후 대구 남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에 가면 학생들이 용돈을 모아 돈을 낸다. 학생들은 전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돈을 내지만, 할머니들에게 쓰인 적은 없다”며 “2015년 (한국과 일본의 합의에 따라) 10억 엔이 일본에서 들어올 때도 위안부 피해자들은 몰랐다. 내가 알았다면 돌려보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윤 당선인에 대해서는 “윤 대표와 30년을 함께 활동했다”며 “윤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 윤미향측(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반박
- 윤 당선자는 “정의연의 활동과 회계 등은 정말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사받고,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모금 목적에 맞게 사업도 집행하고 있다”며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2015년 12월28일 한·일 합의로 박근혜정부가 받은 10억 엔에 대해서 오늘 오전에 우리 이용수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중에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며 “저와 다른 할머니들은 박근혜정부가 10억 엔을 받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당신만 몰랐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 정의기억연대측 주장
- 이에 정의기억연대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성희 정의기억연대 인권연대처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위안부 관련 운동단체와 피해자를 분열하려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어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라며 "모금액은 피해자 지원에 사용했고, 정기적 감사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장기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할머니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옆에서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는 게 불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이용수 할머니의 간략한 소개
- 1928년 이용수 할머니는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16살이던 1944년 군 위안부로 대만에 있는 일본군 부대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1946년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위안부로 끌려가 끔찍한 일을 많이 당했다고 털어 놓으셨습니다. 이 할머니는 1993년 이후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인권운동을 주도하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지속적으로 증언해왔습니다. 1994년 5월 나가노 시게토 법무상의 "위안부는 공창이었다"는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후 100회 이상 열린 증언 모임에서 증언을 했습니다.
특히 2007년 2월 미 의회에서 처음 열린 위안부 피해 관련 청문회에서 이 할머니는 성노예 실상 등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했고, 두 달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때 백악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 할머니의 증언은 2007년 7월 미 하원 의회가 일본 정부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 인정 및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2017년엔 이 할머니의 일화를 토대로 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개봉해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습니다.) 이후에도 할머니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지를 돌며 위안부 실상을 알려왔고, 2016년 미 캘리포니아주 상원 의회는 이 할머니를 두고 "용맹한 인권운동가"라며 공로상을 수여하였습니다.
▶ 1400회 진행되어온 수요집회
- 1992년부터 시작된 '수요집회'란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그 부당함을 규탄하기 위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정기 집회입니다. 1992년 1월 처음 시작된 이 집회는 지난해 8월 1400회를 맞이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수요집회'에 20년 넘게 참석해온 핵심 인물입니다.